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담당한지 몇 년이 된 것 같다. 법사위는 국회에서 처리하는 각종 법안에 대해 기존 상위법하고 충돌은 없는지, 위헌법률 시비는 없는지 등을 판단해 최종적으로 본회의에 상정하는 마지막 관문이기 때문에 그만큼 사안에 따라 민감하기도 하고 때론 머리가 아플 정도로 복잡하다.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기간에는 어김없이 의원들의 막말은 쏟아져 나온다. 지난해에도 한 여성 의원을 겨냥해 ‘걸레’라는 발언을 해 정회소동이 벌어지는가 하면 2007년 국감에서는 느닷없이 ‘잔대가리’가 나왔고 이에 질세라 ‘야, 이 XX야’라는 거침없는 욕설까지 난무했다.
비록 증인채택을 둘러싼 배지들의 정치적 이해가 뒤 엉킨 상황이라지만 ‘저급하다’는 평가를 벗어나지 못한 언행들이다. 더군다나 이날은 시민단체의 참관도 있었고, 많은 공무원들이 자신들이 속해 있는 부처의 국감을 위해 수일 전부터 밤잠도 설치면서 각종 답변서를 준비했을 터. 결국 이들 모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일이다.
그런데 의원들은 그다지 심각한 표정이 아니다. 이미 예견을 했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일각에서는 한 정당 쪽의 의도대로 진행됐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감사원 국감이 그다지 유리한 상황이 아니라는 정치적 판단이다.
실제로 이날 국감 보도자료를 보면 야당이 감사원을 공격하는 수위는 상당히 낮다. 평년 수준보다도 덜 날카로운 자료들 일색이다. 그렇다면 여당은 어떨까. 의외로 공격적인 자료가 많다.
그렇다면 이날 오전 파행은 일단 한나라당이 성공한 것일까?
오후 3시께 속개될 국감. 하지만 피감기관인 감사원은 업무보고도 하지 못한 상태다. 3시부터 진행된 이후 저녁까지 국민들에게 미안(?)한 맘으로 국감을 더 진행한다고 해도 의원들의 질의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